잇다마켓 셀러 인터뷰

나무뿔

원목이 뿔이 되기까지, 끊임없는 가치 깎기. 나무뿔

 

글/사진 : 김희원 (itdamarket.com@gmail.com)

딸깍, 내 감각의 스위치를 켜고

웅~, 내 몸의 모터를 돌리고

가가가각, 내 마음의 가치를 깎는다.

끊임없이, 완성될 때까지.

나무뿔 로고

 

안녕하세요.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동대문구 전농동에서 목공방 나무연구소를 운영하는 문동하입니다. 현재는 나무뿔이라는 메이커 브랜드로 활동하고 있어요.

나무뿔은 어떤 의미인가요?

큰 의미라고 할 것까지는 없는데… 저는 항상 지니고 다니면서 자신만의 가치를 드러내 주는 그런 아이템을 만들고 싶었어요. 액세사리 같은? 보통 목재품을 선뜻 사기가 쉽지 않잖아요. 선물을 받으면 모를까. 하지만 조그만 아이템, 가방에 달거나 핸드폰에 걸 수 있는 그런 아이템은 그래도 좀 사기 쉽더라고요. 자료 조사차 여러 이미지를 검색하다 일본 펑크락 계통의 이미지에서 우연히 뿔 모양의 목재 액세사리를 보게 되었어요. 까만색에 아주 심플한데 뭔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그 모습이 너무 맘에 들었어요. 부드럽게 시작해서 점차 뾰족해지는 그 모습이 왠지 저의 감성과 비슷하게 느껴졌었죠. 저는 뭔가 하면 깊이 파고드는 성격이라 점점 집중되고 뾰족해지고 날이 서는 듯한 그 느낌이 저와 비슷한 것 같았어요. 그래서 나무를 뿔처럼, 나무뿔이란 이름을 짓게 되었어요. 단어가 주는 느낌도 좋고, 쉽게 기억할 수도 있어 더 좋은 것 같아요.

작업중인 나무뿔 문동하 디자이너

목공 정말 매력적인 것 같은데 특별히 목공을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항상 스스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고 그것에 익숙했어요. 제가 원하는 저만의 것을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보는 걸 좋아했죠. 그래서 일러스트도 하고, 디자인도 하고, 전자회로도 직접 다뤄봤어요. 좀 더 발전하여 버려진 나뭇가지들을 활용해 선반, 액자 등 목제품을 만들었고, 스케이트보드도 직접 만들었고, 프린팅된 옷도 직접 제작하기도 했어요. 신발도 다 뜯어 리폼하는 등 뭔가 제 손을 거쳐 저만의 것으로 새롭게 탄생되는 과정을 좋아했었던 것 같아요.

이런 저의 활동을 아시던 (주)후츄 대표님과 함께 2016년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을 시작하게 되면서 처음 목공교육을 받게 되었었죠. 그때는 일련의 과정이라 생각하여 커리큘럼을 이수하는 데 집중했고 짜맞추기 등 목공의 기본을 익히는 데 집중했어요. 그 이후 유휴공간을 활용하여 나름의 목공방을 갖추게 되었고, 작지만 나름 스마트한 목공방을 만들게 되었어요.

공방도 직접 만드신 건가요?

네. 유휴 공간을 지원받게 되어 후츄 대표님과 함께 오래된 짐들을 다 들어내고 뜯어내고 다듬으며 하나씩 채워나갔죠. 처음 배울 때는 다룰 수 있는 도구도 별로 없었고 기구도 별로 없었는데 지금은 그래도 나름의 시스템을 만들게 되었어요. 물론 더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죠. 그것을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어요. 냉난방이 잘 안돼 너무 덥거나 추우면 작업하기 힘들고, 작업 과정에서 톱밥이 제대로 집진 되지 않아 항상 먼지를 뒤집어쓰고 작업하지만,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낸 공간이기에 소중히 생각하고 있답니다. (웃음)

한창 나무텀블러 제작 중인 공방

잇다마켓은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어요?

동대문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 페이스북을 통해 잇다마켓이 열린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평상시 리버마켓도 가보고 다른 플리마켓도 많이 가보면서 아 동대문구에도 이런 플리마켓이 있었으면 했는데 마침 열린다고 하니 참여하게 된 거죠.

이번 2회가 사회적경제 콜라보레이션이에요! 동대문구 사회적경제 센터는 어떻게 알게 되신 건가요?

2016년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을 마치고 2017년에는 동대문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하는 동대문구 팀 창업 아카데미(DTA)에 참가하게 되었어요. 한 달에 한 번씩 1박 2일 동안 MTA 프로그램을 통해 집중적으로 제가 하는 일에 대해 생각해보고 함께 토론하는 과정이었는데요, 아 좀 힘들었죠. (웃음) 가끔은 갇혀서 머리를 쥐어짜는 느낌이었지만, 그 과정을 통해 비즈니스에 대해 제대로 배울 수 있었어요. 저는 제가 생각한 제품만 만들었는데 좀 더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었고 제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어 고려해야 할 여러 사항을 알게 되었어요. 항상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 감사하고 있답니다.

제 1회 잇다마켓은 어떠셨어요?

걱정 반 기대 반은 비슷한 것 같아요. 하지만 결과에 대해 걱정은 없었어요. 밖에 나가 뭔가를 펼진 다는 것은 그것을 위한 일련의 과정이 있었다는 거잖아요. 다른 사람이 인정해주든 그렇지 않든 여기까지 왔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았어요. 여기 펼치게 되기까지 2년의 시간이 있었던 것, 그 자체로 좋았어요.

1회에 들고 나갔던 제품은 좀 더 지역에 맞게 바꿔야 할 것 같아요. 처음엔 저의 주력 상품이 동대문구에 맞지 않는 게 아닐까 생각했었어요. 정말 특수한 목재, 좋은 재료를 사용해서 시간과 정성을 들여 만들었는데 너무 비싼 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잇다마켓에 오시는 분들을 보니 가족 단위가 많더라고요. 그분들은 그냥 제품을 사기보다는 어떤 체험 같은 것을 기대하면서 오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만들고 팔고 싶은 그런 제품도 들고 나오지만 가족을 위한, 목공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그런 계기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제품을 가지고 와야겠다 생각하게 되었어요. 기존의 제품도 좀 더 쉽게 손 뻗으실 수 있도록 효율성의 극대화를 이루어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웃음)

제 1회 잇다마켓 참여 중인 문동하 디자이너

2회에 선보일 체험 제품, 너무 궁금한데요. 어떤 게 있나요?

이번에는 체험용 키트를 세팅하려고요. 큐브 메모꽂이 키트를 만들었는데 목재에 다양한 재료들을 활용하여 자기만의 메모꽂이를 만들 수 있는 제품이에요. 나무 프레임을 활용해서 액자나 미니 선반 같은 자기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는 키트도 구상 중이에요.

그리고 기념품처럼 쉽게 살 수 있게 저렴한 제품도 만들었어요. 미니 무전원 나무 스피커인데요. 물론 이렇게 심플하고 저렴해지기까지 아주 많은 프로토타입이 있었죠. 사실 이건 집성목이 아니고 통원목이라 자재가 비싸긴 하지만 이번에 풀어보려고요. 3000원 정도? 목표합니다. (웃음)

그 과정에서 많은 노력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맞아요. 먼저 재료부터 힘들었어요. 디자인을 제품으로 만들어 줄 재료 조합을 찾기가 힘들었어요. 각종 재질의 특성이 다 다르고 그 조합들이 내는 시너지 효과가 다 다르잖아요. 어떤 게 어울리는지, 어떻게 조화롭게 만드는지, 그런 걸 알아내기가 힘든 것 같아요. 미술관이나 전시회를 가면 가끔 기가 막힌 조화를 이루어낸 작품들을 볼 수 있어요. 저도 그렇게 자유자재로 재료들을 조합해내고 싶네요.

지금은 목재만 하고 있지만 기회가 된다면 재료 상관없이 원하는 걸 만들어내고 싶어요. 목자재는 그래도 다양하게 많이 다뤄봐서 조금이나마 데이터가 쌓인 것 같아요. 이제는 디자인에 저의 성향, 저의 가치를 담아 재료를 뛰어넘어 모든 걸 아우를 수 있는, 저만의 디자인을 구현해내고 싶어요. 3D 프린터뿐 아니라 업사이클링을 통한 메탈 소재도 다뤄보고 싶고요. 요즘은 목재에 레진을 활용해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내고 있어요.

시행착오 중 애착이 남는 제품이 있다면.

여러 제품이 있겠지만… 음… 텀블러죠. 저의 목공은 목선반을 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생각해요. 그 목선반을 활용한 첫 제품이 텀블러였어요. 처음엔 아주 쉽게 만들었죠. 좋은 재료를 썼기도 했고 초심자의 행운 덕분인지 쉽게 나왔어요. 그런데 그 다음 목자재부터는 힘들었어요. 갈라지고 깨지고, 집성이 잘 안되어 뒤틀리고 등등 각 목재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알지 못해 힘들었어요. 이 정도 올라오기까지 실패한 게 정말 많았어요. 지금은 어느 정도 레벨에 도달했다고는 생각해요. 정말 힘들었지요.

나무뿔의 나무텀블러

어떤 가치를 담고 싶은가요? 궁금해요.

처음 시작은 자연주의라고 해야 하나요? 자연 그대로의 멋을 살리는 내추럴리즘을 추구했어요. 자연에 버려져있는 나뭇가지, 잘려진 통나무 등 자연에서 구할 수 있는 다양한 목재를 활용했어요. 그런데 자연주의는 자연에서 직접 재료를 구해야 하기 때문에 좋은 재료 찾기가 어렵고 그걸 가공해서 만들어내기가 어려웠어요. 매번 산을 탈 수도 없고, 근처 배봉산에서 나는 나무들이 다 거기서 거기고. (웃음) 앞서 말씀드린 DTA를 하면서 동대문구 혁신교육과 주민공헌 사업을 하게 되었었는데요. 그 과정에서 소통하며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의 재미를 느꼈어요. 그런 과정의 재미, 과정이 주는 가치를 담고 싶어요.

나무뿔의 자연주의 작품

그리고 새로운 메이커 문화를 만들고 싶어요. 인디언을 보면 원주민들이 들고 다니는 다양한 액세사리들이 있잖아요. 이런 다양한 아이템을 활용해 자신을 표현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어요. 자기를 표현하고 싶은 그 마음을 담아 스스로 만들어내는, 그런 메이커 문화를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다른 사람이 만든 것을 존중해주고 알아주는 문화를 만들고 싶어요. 그러잖아요. 제가 어떤 조금 비싼 제품을 샀는데 주변에서 “야 그 돈이면 뭘 할 수 있고 뭘 더 많이 살 수 있고.” 그래서 쉽게 사지 못하는 문화인 것 같아요. 하지만 앞으로 점점 좋아질 거라 생각해요.

게임도 그랬었는데 게임에 과금하면, 일명 현질이라고 하죠. 그럼 “왜 게임에 돈을 쓰냐. 아이템 사는데 뭔 돈을 그렇게 쓰냐. 스킨 바꾸는데 왜 돈을 쓰냐.” 그랬잖아요. 하지만 지금은 ‘난 이 게임에, 내 캐릭터에 이 정도의 돈은 충분히 쓸 수 있어. 그만큼의 가치가 있어.’ 생각하듯이 앞으로는 이런 디자이너 제품, 메이킹 제품도 그럴 거라 생각해요. 취향을 존중하고 살려가는 문화를 만들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잇다마켓과 잇다마켓을 찾으시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잇다마켓에 많은 관심을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저와 같이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힘을 얻고 동대문구에 새로운 문화,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놀러 오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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